두사람의 연인을 전경에 두고 국화꽃이 활짝 피듯

강물에 비친 불빛의 그림자가 길게

리듬을 그리는 이 한폭의 아름다운 야상곡은

섬세한 가락으로 놀랄 만큼 정서에 넘쳐 있다.

고흐의 리리시즘, 거의 항상 그 강도와 밝기 때문에

리리시즘으로서의 외관을 잃어버리게 된다.

그러나 자연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그리려고 하는

그는 바로 본질적인 시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.

그는 아를에 도착하자마자 밤의 아름다움을

몇 번이나 그리려고 마음먹었던 사실을

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쓰여져 있다.

그러나 그가 겨우 밤의 케마에 착수한 것은

9월이 되고서였다.

전설에 의하면

이 지방의 별이 가장 아름다운 달이 9월이었고

고흐는 촛불을 그의 모자 위에 세우고

밤 경치를 그렸다고 한다. 


빈센트 반 고흐

<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, 1888, 72.5 x 92 cm, 오르세 미술관, 파리>